석적읍 휴양기
2026년 3월 28일 (토)
때는 2026년 2월,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직업을 갖고 새로운 시작을 한 K가 사실은 엔지니어로 취직을 한 것이 아니고 석적읍의 홍보대사로 취임하기라도 한 것인지 석적읍에 올 것을 강요하여 나는 꽤나 즉흥적으로 티켓을 사고 열차에 올랐다. 그의 집은 거의 궁전과도 같은 크기와 인테리어를 자랑하는데 서울특별시에서는 5억 원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흉내라도 낼 수 있으리라.

대전역부터의 구간은 입석표라 밖으로 쫓겨나 있었다. 미리미리, 여유있게 뭐 이런 태도가 좋지만 어쩔 수 없는 예외상황도 있는 법이다. 11시 20분 정도에 도착하여 K의 학우 J를 기다리는 동안 김천구미역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쿠우쿠우 김천혁신점으로 향했다.




좌: K, 우: 나
K는 아무래도 몰래 와플대학 석사과정을 수료한 것이 분명하다. 빙수에 들어가는 재료는 왜 올린 것이냐고는 묻지 마시라.

K의 궁전에서는 특별하게 무엇을 한 건 없고 여유를 즐겼다. 배스킨라빈스에서 쿼터를 사서 돌아갈 때는 나의 부상 정도를 테스트하기 위하여 리커버리런 세션을 가졌다. 주로의 경사를 보고 DNF를 고민했던 미우라 하프마라톤의 Climb Score가 1.2인데 저렇게 아파트 한 바퀴 돌고 살짝 더 가는 코스의 Climb Score가 1.1이다. 테스트 결과 달리는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2026년 3월 29일 (일)
아침부터 중화요리를 시켰다. 주문을 하지 않으면 서울로 복귀하여 백종원 대표님의 매상을 올려줄 것이라고 선언을 했기 때문에 이곳 석적읍의 로컬 푸드를 경험할 수 있었다. 다만 문제점이 있었는데 열차 출발 시간이 임박했다는 것이다.

서둘러 벨로스터로 택시업을 하시는 기사님의 차를 탔고, 목적지는 김천구미역이라고 말씀드렸다. 놓치면 각각 3.x만, 1.x만 원을 허공으로 날리는 나와 J는 걱정스러운 표정이었지만, 기사님은 결연한 표정과 억양으로 장담했다.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손님." 그리고 벨로스터의 디스플레이에는 이상한 숫자가 떠 있었다.
결론적으로는 열차 도착 2분 전에 역에 도착했고 나와 J는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플랫폼으로 가기 스피드런을 했다. 어제 그 언덕을 달려서였을까, 뭔가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 느낌이었다. 한때는 공항철도 서울역에서 내려서 한 번도 안 쉬고 경부선 서울역까지 달렸던 나인데...
플랫폼에 도착하고 알게 된 사실인데, 달릴 필요가 없었다. 묵시적으로 2분 정도의 지연이 있었고 적당히 빠르게 걸었어도 열차를 탔을 것이다. "미리미리", "여유있게"사는 것은 역시 정말 중요한 생활방식이다.

공항동에 돌아와서는 화곡동까지 달렸다. 원래는 우장산 둘레길 업힐 훈련을 하려고 했는데 지도를 보는 것이 귀찮아서 어느 아파트에서 좌측으로 꺾어야 하는지 알 수 없었기에 그냥 직진을 했다. 터널을 지나고서는 슬슬 한계에 도달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부상도 당해봐야 위기순간에 이성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뭔가 여기서 더 하면 AGAIN 0301이 될 것 같아서 걸어서 돌아왔다.
겨울 내내 달릴 수 없는 우울한 상황이었는데 그래도 봄과 함께 회복이 되어 다행이다. 5월에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6 포레스트런에 K대학의 C 석사님과 함께 참여를 하지 못하게 되면 어쩌나 걱정을 했는데 일단 참여는 가능할 것으로....